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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성지 순례 나가사키 운젠 지옥 계곡 기리스탄

by 7거시리 2025.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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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는 일본에서 기독교 신앙의 뿌리가 깊게 자리 잡은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16세기 중반 예수회 선교사들이 일본에 도착하면서 기독교는 빠르게 확산되었고, 나가사키는 그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도쿠가와 막부 시절, 기독교는 금지되었고 신자들은 혹독한 박해를 받았습니다. 이 시기에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숨어서 신앙생활을 이어간 이들을 ‘기리스탄(隠れキリシタン, 숨어 있는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릅니다.

 

운젠 지옥 계곡의 의미

나가사키현 운젠에 위치한 ‘운젠 지옥 계곡(雲仙地獄)’은 원래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온천 지대입니다. 뜨거운 유황 가스와 끓어오르는 진흙탕이 곳곳에서 솟아오르는 이곳은 자연 경관으로도 유명하지만, 동시에 기독교 박해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17세기 초, 기독교 신자들이 신앙을 버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곳에서 고문을 당하거나 순교를 맞이했습니다. 뜨거운 유황 연기와 끓는 물 속에서 신앙을 지켜낸 이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많은 순례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기리스탄의 신앙과 순교

기리스탄들은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성당이 철저히 파괴되고 성직자들이 추방된 상황에서도, 그들은 세대를 이어가며 기도문과 성가를 구전으로 전했습니다. 성모 마리아상을 불상처럼 위장하거나, 십자가를 일상 도구 속에 숨겨두는 등 지혜롭게 신앙을 지켜냈습니다.

운젠 지옥 계곡은 바로 이러한 기리스탄들의 순교 현장으로,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신앙의 증거이자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성지 순례 코스에서의 운젠 지옥 계곡

오늘날 나가사키와 주변 지역은 일본의 대표적인 성지 순례 코스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오우라 천주당: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고딕 양식 성당으로, 기독교 전래의 상징적인 장소
  • 나가사키 원폭 성당: 전쟁과 평화, 신앙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성지
  • 운젠 지옥 계곡: 기리스탄 순교의 현장으로, 신앙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

이러한 순례 코스는 단순한 역사 탐방이 아니라, 신앙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여정을 제공합니다.

 

[특집] 일본 나가사키 세계유산 순례의 길을 가다 (하)

 

[특집] 일본 나가사키 세계유산 순례의 길을 가다 (하)

일본 초기교회 역사는 앞을 한 치도 내다볼 수 없는 길고 거대한 터널과도 같았다. 상상조차 힘든 무자비한 탄압과 비극으로 점철된 박해의 역사. 과연 이 땅에 복음이 조금이라도 자리할 수 있

www.catholictimes.org

 

순례의 영적 의미

운젠 지옥 계곡을 비롯한 나가사키 성지는 단순히 과거의 박해를 기억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날 신앙인들에게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믿음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또한 종교의 자유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평화와 화해의 가치를 되새기게 합니다.

 

일본 성지 순례에서 나가사키 운젠 지옥 계곡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중요한 장소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기리스탄들의 증언이 살아 있는 성지입니다. 순례자는 이곳에서 신앙의 깊이를 새롭게 체험하고,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와 평화의 의미를 다시금 마음에 새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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